바다이야기 백경 ⓢ 카카오야마토 ⓢ㎌ 21.ryt144.top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단순한 무역 정책뿐 아니라 상대국의 내정에 개입하는 ‘무기’로 활용하며 향후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을 시작으로 주요 무역 대상국에 일방적으로 정한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보내고 공개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9일에도 브라질 등 8개국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지만, 이날까지 유럽연합(EU)과 인도는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에 대해 20%, 브루나이·몰도바에 각각 25%, 알제리·이라크·리비아·스리랑카에 각각 30%, 브라질에 50%의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총 8건의 서한을 SNS에 공개했다. 신한은행 전세자금대출 서류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율과 비교해 필리핀은 3%포인트, 브루나이는 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스리랑카는 14%포인트, 이라크는 9%포인트, 리비아는 1%포인트, 몰도바는 6%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알제리는 변화가 없었고, 브라질은 무려 10%에서 50%로 40%포인트 인상됐다. 이는 브라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쿠 카드사들은 데타 모의’ 재판과 연관됐다.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좋은 관계였던 강경 보수 성향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한 후 국방·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권력 유지를 목표로 한 각종 활동을 실행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룰라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우소나루 전 기아자동차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썼다. 또 “브라질에서 자유로운 선거와, 미국인들의 근본적인 표현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브라질은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하는 한편, 룰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다른 나라의 내정에 거리낌 없이 개입했던 트럼프 대 인할인 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직접적인 개입도 서슴지 않으면서 향후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관세 압박을 무기로 방위비 협상 등과 직접적으로 연계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민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