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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탁새비웅 작성일25-07-12 04:11 조회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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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미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는 콘텐츠 제작과 전파에 큰 힘이 됩니다.

“여신보다 아름답다”는 여인
그녀를 연기한 여배우 도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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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황금 상자를 여는 프시케, 1903, 캔버스에 유채, 117x74cm, 개인소장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소녀, 프시케.
그녀는 예뻤다. 그내일의증시
냥 예쁘장하다고 볼 수 없었다. 그 아름다움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뛰어넘는다는 소문까지 부를 정도였다. 무슨 분야든 너무 뛰어나면 신의 질투를 받는다. 프시케는 곧 뜻하지 않게 그녀의 비교 대상, 아프로디테에게 미움을 사고 만다.

프시케를 저주하라.

세상에서 가장 못나고 슈퍼개미

혐오스러운 남자와 함께 살게 하라.


아프로디테는 자기 아들 에로스를 불러 명령했다.

에로스는 찔리는 순간 눈앞 상대를 사랑하게 하는 무기, 마법의 황금 화살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가 프시케를 나락에 밀어 넣는 건 쉬웠다. 그녀를 흉악범들VIP가입
사이 밀어놓고 화살촉을 톡 대면 끝이었다. 그 즉시 웬 파렴치한에게 이유 모를, 불같은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될 테니.
그러려면 프시케가 누구인지부터 알아야 했다.
에로스는 프시케의 방부터 찾았다. 때마침 날이 저물었다. 그가 슬쩍 창문을 열었다. 프시케는 잠들어 있었다. 에로스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갔다. 계획대로라면 제이엠아니 주식
얼굴만 슬쩍 확인한 뒤 나가야 했다.



자크 루이 다비드, 에로스와 프시케, 1817, 캔버스에 유채, 184x242cm, 클리블랜드 미술관


하지만 역시는 역시였다.
그냥 돌아가기에 프시케는… 혼을 쏙 빼놓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녀에게 더 가까이 간 에로스는 그만 실수를 했다. 화살촉으로 외려 자기 손을 찌르고 만 것이다. 직후 에로스가 가장 먼저 본 상대는 당연히 프시케였다. 에로스는 또 한 번 반해버렸다. 순간 그는 다짐했다. 그녀를 파멸하지 않고 지켜주겠노라고. 그는 유유히 모습을 감췄다.
프시케는 곧 눈부신 미모의 처녀로 컸다.
어느덧 결혼을 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모두가 프시케를 떠받들었지만, 정작 추파는 던지지 못했다. 그녀 앞에 서면 용기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마리 기욘 메누아,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프시케, 1791, 캔버스에 유채, 111x145cm, 샌프란시스코 미술관



아름다운 그대는
산속 괴물과 맺어져야 한다.


프시케는 결국 이런 신탁마저 받았다.

프시케는 울먹이는 부모를 두고 문제의 산으로 향했다. 그녀는 이들과 이별하고 나서야 통곡했다. 억울했다. 이쯤 되면 아름다움은 축복 아닌 저주였다. 조용히 있는데도 미움을 받게 하고, 가만히 있음에도 억울한 상황만 빚어졌으니.
프시케는 덜덜 떨며 걸었다.
괴물의 거처라는 곳에 발을 디뎠다. 그곳에는 뜻밖에도 화려한 궁전이 있었다. 주인은? 어느덧 더 성숙해진, 미청년이 된 에로스였다.
그랬다. 괴물의 정체는 그였다. 그녀를 가만히 두면 거듭 화만 입으리라고 봤기에, 신탁의 탈을 쓴 속임수로 꾀어 낙원에 데려온 것이었다.



프레더릭 레이턴, 목욕하는 프시케, 1890년경, 캔버스에 유채, 189.2x62.2cm, 테이트 브리튼


에로스는 그날부터 프시케의 보호자로 나섰다.
프시케는 그제야 잠깐의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걱정 없이 넓은 방과 탁 트인 욕실, 고급 장식과 소품을 누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녀만 바라보는 든든한 존재와 매일 밤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이제 그녀는 그림 <목욕하는 프시케> 속 모습처럼, 눈 뜨면 설레고 눈 감으면 행복할 뿐이었다.
어느덧 예순 살이 된 노(老)화가 프레더릭 레이턴은 막 서른을 넘긴 여배우 도로시 딘을 세운 채 이 작품을 그렸다.
짙은 쌍꺼풀의 보랏빛 눈과 금빛이 섞인 밤색 머리칼, 가느다란 목과 군살 없는 몸매. 존재만으로도 주변 시선을 끌 수 있던 도로시는 과연 프시케의 모델로 손색없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레이턴은 그저 도로시가 ‘예뻐서’ 프시케로 발탁했을까.
그렇다고 볼 수 없었다. 나이 차만 스물아홉. 한쪽은 명문가의 부유한 독신 화가, 또 한쪽은 가난한 집안 출신의 발랄한 배우. 이러한 둘 사이에는 세대를 초월하는, 묘한 ‘어떤 끈’이 분명 있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지 아름다워서 모델로 둔 게 아니라면, 무슨 이유 내지 속내가 있었을까.
이것은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만큼 신비로운, 두 사람 사이 특별한 사연을 다루는 글이다.

후원자 절실 노동 집안 출신
‘키다리 아저씨’가 등장했다




도로시 딘, 1880년대


도로시는 1859년 영국 런던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애다 앨리스 풀렌.
도로시의 집안은 가난했다. 그렇기에 그녀 또한 진작부터 일터로 나서야 했다. 먹고 살기 위해 고른 건 무대 위 연기(演技)였다. 괜찮은 선택이었다. 그녀는 또래보다 큰 키와 길쭉한 팔다리를 갖고 있었다. 새침한 인상, 반전 매력으로 천진난만한 눈웃음도 지을 수 있었다.
요즘도 아예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때야말로 배우에게 후원자란 필요한 존재였다.
특히나 돈도, 인맥도 없는 처지에선 도움 손길 없이 조명을 받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매력적 신체 조건을 갖춘 도로시였지만, 그녀마저 자력으로 빛을 보기는 힘든 이유였다.



조지 프레더릭 와츠, 프레더릭 레이튼, 1881, 캔버스에 유채, 99.7x76.1cm,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


그런 도로시에게 한 남성이 손을 내밀었다.
은빛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쓸어 넘긴, 풍성한 수염 또한 보기 좋게 손질한 사내. 그가 화가 레이턴이었다. 1879년, 도로시가 스무 살 때였다. 당시 레이턴은 마흔아홉 살이었다.
도로시가 레이턴의 후원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좋은 가문을 타고난 레이턴은 상당한 재력가였다. 왕실도 눈여겨 볼 만큼 영향력이 컸으며, 본업인 그림 실력 또한 동시대 손에 꼽힐 만큼 출중했다. 성격마저 온화했던 그는 말 그대로 온통 느낌표만 불러일으키는 완벽남이었다.



프레더릭 레이턴, 크레나이아, 1880, 캔버스에 유채, 개인소장


그렇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먼저 화가와 모델로 신뢰를 쌓았다.
도로시는 레이턴의 <크레나이아>와 <시몬과 이피게니아> 속 여인으로 자세를 취했다.
크레나이아는 아일랜드 다글강에 머문다고 하는 님프다.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을 좋아해 그 주변을 맴돈다고 한다.
흰 천으로 몸을 가렸지만, 나체와 다름없는 도로시가 얼굴을 붉힌 채 땅을 보고 있다. 수줍은 표정과 도자기처럼 티 없이 맑은 신체 때문일까. 그녀는 서 있는 자체로 청초한 인상을, 무해한 분위기를 안긴다.



프레더릭 레이턴, 시몬과 이피게니아, 1884, 캔버스에 유채, 218.4x390cm, 뉴사우스웨일스 미술관


그런가 하면, <시몬과 이피게니아>는 조반니 보카치오의 문학 『데카메론』 속 이야기를 그린 것이었다.
시몬은 작 중 망나니로 그려진다. 그런 그는 해사한 이피게니아에게 반한 후, 그녀와 어울리는 이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만큼의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존재. 도로시가 맡은 역할이 그것이었다.
잠에 취했지만 여전히 발그레한 얼굴, 대리석처럼 하얗기에 성스러운 듯 야릇한 피부, 달라붙은 옷 주름이 내보이는 은은한 굴곡. 화폭 속 도로시는 그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도로시가 이젤 앞에서 애쓴 만큼 레이턴도 그녀를 성심성의껏 챙겼다.
도로시의 부모가 죽은 후에는 그녀와 그녀의 어린 동생들까지 자기 집으로 불렀다. 방을 내준 뒤 그곳에서 살게 했다. 그뿐인가. 레이턴은 도로시의 동생들도 화폭에 옮겼다. 모델료 명목으로 용돈도 두둑하게 줬다. 대책 없이 안개 속을 걷던 도로시는 이 사려 깊은 화가 덕에 고개를 높이 들 수 있었다.

‘의미심장’ 이야기 속 모델로
나비처럼 훨훨 날길 바랐을까




도로시 딘 [Henry Van der Weyde]


사실, 도로시 딘이라는 예명 자체도 레이턴과 함께 지은 말이었다.
이는 먼저 죽은 여동생 ‘도로시’, 여기에 레이턴이 성으로 ‘딘’을 붙여줘 탄생한 활동명이었다. 앞서 말했듯, 도로시의 실명은 애다였다. 도로시. 도로시 딘. 물 흐르듯 부드러운 첫말과 도도한 인상만큼 간결한 끝 단어였다. 그녀에게 딱 맞는 조합이었다.
도로시는 1886년, 리처드 셰리던의 희곡 <스캔들 학교(The School for Scandal)>로 드디어 정식 데뷔했다. 이때 그녀 나이는 스물일곱이었다.
개성 있는 역을 맡은 도로시는 그녀의 발랄한 기질을 마음껏 내보였다. 대성공이었다. 그해 여름, 그녀는 영국 내 가장 많이 촬영된 인물로 꼽힐 만큼 유명해졌다.



안토닌 허드첵, 프시케, 1901, 캔버스에 유채, 158.5x143.5cm, 프라하 국립 미술관


도로시가 무대 위에 있는 동안, 레이턴 또한 무대 밑에서 열심히 뛰었다.
도로시가 좋은 배역을 맡을 수 있도록 은근히 유력가를 부추긴 적도 있었다. “나 또한 도로시에게 배우고 있소.” 레이턴은 지인에게 이런 말도 스스럼없이 했다. 점잖고도, 진지하게.
그 무렵부터 레이턴이 구상하기 시작한 그림이 <목욕하는 프시케>였다.
어쩌면 레이턴은 자신을 에로스, 도로시를 프시케에 빗댄 게 아닐까. 본인을 만나고 비로소 활짝 웃게 된 도로시를 보며, 이러한 신화와 장면을 떠올린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나온다.
신화 속 프시케는 그녀만 바라보는 에로스와 만난 후부터도 몇 차례 고난을 겪는다. 신의 시기와 본인의 오판 탓이었다.
다만, 다행히 이를 모두 극복하고선 비로소 나비 날개를 단 여신이 돼 영광을 누린다. 레이턴은 도로시 또한 프시케처럼 끝내는 꿈을 향해 훨훨 날기를 바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프레더릭 레이턴, 페르세포네의 귀환, 1891년경, 캔버스에 유채, 203x152cm, 리즈 미술관


레이턴이 비슷한 시기에 그린 <페르세포네의 귀환>도 내용을 살펴보면 더 흥미롭다.
잠깐 그리스 로마 신화의 다른 페이지를 넘겨보자. 이번에는 여신 데메테르와 딸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다.
신들의 왕 제우스를 아버지, 농업과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를 어머니로 둔 페르세포네. 그녀는 씨앗의 여신이었다.
어느 날, 명계(冥界)의 신 하데스가 그런 페르세포네에게 반해 지하 세계로 납치한다.
딸을 잃은 데메테르는 파업을 선언한다.
내 딸 페르세포네를 돌려받기 전까지 곡식을 돌보지 않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하데스는 어쩔 수 없이 페르세포네를 지상으로 보낸다. 다소 억지스러운(지하에 있는 동안 석류 여섯 알을 먹었으니, 1년 중 6개월은 이곳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기는 했지만, 페르세포네는 어머니 덕에 그토록 염원하던 지상으로 오를 수 있었다.
그림 속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통해 올려지는 존재, 페르세포네를 두 팔 벌려 안으려는 이가 데메테르다.
도로시가 모델을 맡은 역 또한 데메테르였다.
그런데 내용으로만 보면… 실은, 레이턴이 본인을 데메테르에 투영해 이 그림을 설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도로시는? 기술적으로는 분명 데메테르를 연기했지만, 사실은 그토록 바란 ‘빛’을 본, 페르세포네에게 투영됐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따라온다.



프레더릭 레이턴, 공놀이를 하는 그리스 소녀들, 1889년경, 캔버스에 유채, 112.6x196cm, The Dick Institute. 공을 받는 쪽이 도로시 딘이라고 한다.


도로시를 향한 후원과 도움.
레이턴의 그것은 딸을 땅 위로 끌어올린 데메테르의 행보와 닮았다고 봤을 수 있다. 이 관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페르세포네 이야기를 끌어왔을 것으로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레이턴의 바람대로 도로시는 나날이 더 크고 더 멀리 날 수 있었다.
도로시는 1892년, 미국 뉴욕에서 순회공연도 했다. 1894년에는 오스카 와일드의 극 <중요하지 않은 여자>에서 비중 있는 역을 맡았다. 한 비평가는 그녀에 대해 “연기의 강렬함은 정점을 찍었다”고 극찬했다.

어느덧 서로가 귀인으로
레이턴 예술폭 넓혀줬다




프레더릭 레이턴, 파티시다, 1894, 캔버스에 유채, 152.5x109cm, 레이디 레버 아트 갤러리


도로시는 그렇게 이름을 알린 후에도 레이턴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갈고 닦은 연기력을 레이턴을 위해서도 아낌없이 썼다. 봉사라면 봉사, 보답이라면 보답이었다.
가령 도로시는 레이턴을 위해 <파티시다>의 모델로 나선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되고 있다.
신화 또는 전설 속 인물로 묘사되는 파티시다는 용한 예언가라 미래의 많은 일을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외려 역설적으로 모든 일에 무관심할 수 있었다고도 한다. 화폭 속 파티시다는 금방이라도 하품을 할 것으로 보인다. 멍한 표정, 비틀린 자세, 얼굴에 댄 손과 의자 등받이에 걸친 팔은 그녀가 품은 지루함을 부각한다.



프레더릭 레이턴, 클리티아, 1895~1896, 캔버스에 유채, 156x137cm, 레이턴 하우스 박물관


도로시는 이어 <클리티아> 속 주인공으로도 포즈를 취한다.
레이턴이 워낙 신화 소재 그림을 많이 그린 만큼, 이쯤에서 한 번 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들춰본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사연은 신과 님프가 빚은 비극이다.
클리티아는 한때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사귄 님프였다.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클리티아는 헬리오스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화를 참지 못한 클리티아는 헬리오스의 또 다른 연인을 몰래 죽여버린다. 그러면 그가 돌아올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상심한 헬리오스는 클리티아로 향하는 발길마저 끊어버렸다.
클리티아는 그가 돌아올 때까지 하늘만 보기로 한다. 머리를 풀어 헤친 채, 두 팔을 벌리고 무릎까지 꿇은 채로. 기다리다 지친 그녀는 그대로 꽃이 되고 말았다. 도로시는 클리티아가 꽃으로 변하기 직전, 그 순간으로 들어갔다.



조지 프레더릭 와츠, 도로시 딘, 1888년경


두 작품에서 볼 수 있듯, 연기 폭을 넓힌 도로시는 더는 공주 내지 여신 역할만 맡지 않았다.
과거 <목욕하는 프시케>나 <크레나이아> 때처럼 예쁜 척, 아련하고 애틋한 척만 하지도 않았다. 도로시는 그렇게 레이턴의 예술세계 폭도 넓혀줬다. 한때 도로시에게 레이턴이 귀인이었다면, 이제는 도로시 또한 레이턴의 귀인이었다.

독신 레이턴에 온갖 소문 따라붙다
타오르는 유월, 타오르는 마음으로




프레더릭 레이턴, 타오르는 6월(Flaming June), 1895, 캔버스에 유채, 119.1x119.1cm, 폰세 미술관


성숙한 여인이 주황색 원피스 차림으로 낮잠을 자고 있다.
투명한 살결을 있는 그대로 보인 채 태아처럼 웅크린 모습이다. 화면을 꽉 채우는 화사한 색감과 요염한 자태, 나른한 분위기와 평화로운 배경. <타오르는 6월(Flaming June)>. 그림 제목은 이렇다.
무엇이 타오르는 걸까.
6월의 따뜻한 공기? 아니면 그녀의 오렌지빛 옷을 보고 단 제목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초여름의 청초함으로 또 다른 내면의 욕구를 표현하고자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예상할 수 있듯, 당장 ‘타오르고 있는’ 그녀 또한 도로시라는 말이 많다. 다만, 레이턴의 또 다른 모델인 메리 로이드라는 의견도 적지 않긴 하다.
도로시와 레이턴은 함께 많은 곳을 다녔다. 공연장, 전시회, 사교모임 등. 잠시 왕래가 뜸했던 적도 있었지만, 대체로 둘은 한 공간에서 찾을 수 있었다.



프레더릭 레이턴, 화가의 허니문, 1864, 캔버스에 유채, 83.3x76.8cm, 보스톤 순수미술 미술관


사람들은 차츰 그 관계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레이턴은 어느덧 쉰을 넘어 예순 중반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도 그는 아직 독신이었다.
그에게는 재력과 명성이 있었다.
그런 그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당시 정서로는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레이턴에 대해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돈 일 또한 이 때문이었다.
스물아홉 연하의 미인, 도로시가 그런 레이턴과 계속해 붙어있으니….
도로시를 놓고 레이턴의 말 못 할 애인, 심지어는 숨겨둔 딸이라는 말까지 퍼졌다. 늘 레이턴이 먼저 “그런 관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짓궂은 몇몇 이들은 개의치 않고 도로시를 ‘레이턴 부인’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프레더릭 레이턴, 포로가 된 안드로마케, 1886~1888, 캔버스에 유채, 197x407cm, 맨체스터 미술관. 도로시 딘이 화폭 속 한가운데 선 안드로마케 모델을 했다고 한다.


둘 사이 기묘한 사랑 또는 우정에 정확히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1896년 예순여섯 나이로 숨진 레이턴이 도로시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는 점이다. 그만큼 도로시를 평생 각별하게 여긴 일만큼은 분명하다.
영국 역사상 최초로 세습 남작 작위를 얻은 레이턴은 발효 다음 날 협심증으로 사망했다.
레이턴이 죽은 후, 도로시도 오래 살지 못했다. 그녀는 레이턴의 장사가 끝난 뒤 3년 후 복막염으로 세상을 등졌다. 도로시는 사망하기 전 얼마간 은둔 생활을 했다고 한다. 숨진 당시 나이는 고작 마흔 살이었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도로시의 뛰어난 연기력에
빚을 지곤 했소.


레이턴은 지인에게 이런 말도 했다.

일방적으로 치우친 관계에서 벗어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빚을 지고, 이를 되갚기를 반복했다. 그사이 이들은 각자 영역에서 더욱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하늘로 간 도로시와 레이턴. 도로시는 종종 나비 날개를 단 채 그 곁에서 날고 있지 않을까. 레이턴은, 그런 그녀를 또 한 번 타오르는 마음으로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프레더릭 레이턴, 실타래 감기, 1878년경, 100.3x161.3cm, 뉴사우스웨일스 미술관


<참고 자료>
Frederic Leighton, Corkran, Alice, Legare Street Press
The Life, Letters and Work of Frederic Leighton, Barrington, Russell, Legare Street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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